
1️⃣ 우리 가족의 첫 뉴질랜드 여행지
퀸스타운 가든(Queenstown Gardens)은 제 인생에서 가장 특별한 장소 중 하나예요. 20년 전, 뉴질랜드에 처음 정착한 지 얼마 안 됐을 때 가족들과 함께 여행을 갔던 곳이거든요. 그때는 모든 것이 낯설고 두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새로운 삶에 대한 기대가 가득했던 시절이었어요.
아버지, 어머니, 형제자매, 조카들까지 대가족이 한 차에 몸을 싣고 멀리 퀸스타운으로 향했어요. 차 안은 늘 그렇듯 웃음과 소란으로 가득했죠. 호수 옆에 도착했을 때, 처음으로 뉴질랜드 자연의 압도적인 아름다움을 느꼈던 기억이 납니다. 맑은 공기, 푸른 산, 잔잔히 일렁이는 Lake Wakatipu의 물결, 그리고 그 안에서 웃고 있는 가족들의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해요.
그때 찍은 사진 한 장이 아직도 제 앨범 속에 있어요. 이제는 하늘나라에 계신 아버지의 미소가 담겨 있는 사진이죠. 그 사진을 볼 때마다 ‘인생에서 정말 빛나던 순간’이란 이런 때였구나 싶어요. 그날 이후로 시간이 참 많이 흘렀어요. 이제는 어머니 한 분만 남아 계시고, 다들 각자의 삶에 바쁘지만 그 퀸스타운 가든에서 함께 웃던 그날의 장면은 제 마음속에서 아직도 변하지 않았어요.
공원은 생각보다 훨씬 넓었어요. 끝이 보이지 않을 만큼 펼쳐진 잔디밭, 호수로 이어지는 산책길, 그리고 오리들이 유유히 노니는 물가 — 그 풍경 하나하나가 너무 평화로워서 시간이 멈춘 듯한 기분이었어요. 벤치에 앉아 숨을 고르며, 서로의 얼굴을 바라보며 “참 좋다”라는 말을 몇 번이나 했는지 몰라요. 그때의 햇살, 바람, 냄새까지 아직도 기억이 납니다.
2️⃣ 대가족의 여유로운 하루 — 공짜지만 값진 행복
그 여행은 정말 ‘대가족의 여유’ 그 자체였어요. 갓난아기부터 어르신까지, 총 일곱 명이 함께한 여행이었죠. 특별한 액티비티를 하지 않아도, 고급 레스토랑에 가지 않아도, 우리는 퀸스타운 가든에서 진짜 여행의 즐거움을 느꼈어요.
놀이터 근처에서 조카들이 신나게 뛰어놀았고, 어른들은 벤치에 앉아 아이들이 노는 모습을 지켜보며 담소를 나눴어요. 누군가는 커피를 마시며 하늘을 바라봤고, 누군가는 조용히 호숫가를 걸으며 생각에 잠기기도 했죠. 그 어떤 일정에도 쫓기지 않는, 정말 ‘쉼’이 있는 하루였어요.
무엇보다 좋은 점은 — 이곳은 입장료가 없는 무료 명소라는 거예요. 비싼 숙소, 고급 레스토랑, 각종 액티비티로 가득한 퀸스타운 안에서 이렇게 한 푼도 쓰지 않고 마음껏 즐길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자연이 주는 선물처럼 느껴졌어요.
호수 옆을 걷다 보면 잔잔히 물결이 부딪히는 소리, 나무 잎이 바람에 스치는 소리, 멀리서 들려오는 웃음소리가 어우러져 마음속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돈을 쓰지 않아도 이렇게 행복할 수 있구나’, ‘이게 진짜 여행이지’라는 생각이 절로 들더라고요.
공원 안에는 사진 찍기 좋은 포인트도 많아요. 잔디밭 뒤로 호수가 펼쳐지고, 멀리 Remarkables 산맥이 배경이 되어주니까 어디서 찍어도 그림처럼 예쁜 사진이 나와요. 그날도 가족 모두가 삼삼오오 모여서 사진을 찍었죠. 그 사진들이 제 인생에서 가장 따뜻한 기억으로 남아 있어요.
3️⃣ 내 아이들과 다시 찾은 퀸스타운 가든
그리고 20년이 흐른 지금, 이번에는 제 아이들과 고모네 가족들과 함께 다시 퀸스타운 가든을 찾았어요. 아이들에게 “엄마가 어릴 때 이곳에 왔었단다”라고 말하자 아이들이 눈을 동그랗게 뜨며 신기해했어요.
놀랍게도 공원은 예전 모습 그대로였어요. 벤치, 잔디밭, 산책길, 그리고 입구 근처의 놀이터까지 — 20년 전의 그 자리 그대로였어요. 아이들이 그 놀이터에서 뛰어놀고, 저는 그 모습을 지켜보며 20년 전 제 조카들이 놀던 모습을 떠올렸어요. 마치 시간이 겹쳐진 듯한 기분이었어요.
그때의 풍경과 지금의 풍경이 하나로 이어지면서 ‘세월이 이렇게 흘렀구나’ 하는 생각과 동시에 ‘그래도 우리가 여전히 함께 있다’는 감사함이 밀려왔어요. 아이들이 오리 떼를 쫓아다니며 깔깔 웃는 모습을 보며 예전의 저를 보는 듯했어요. 그 순간, 마음 한구석이 따뜻해지고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이번에도 우리는 공원에서 점심을 먹고 천천히 산책을 했어요. 잔디밭 위에 돗자리를 깔고 간단히 샌드위치와 과일을 먹었는데 그보다 더 좋은 식당이 있을까요? 아이들은 놀고, 어른들은 웃고, 바람은 부드럽고, 하늘은 맑았어요.
퀸스타운은 뉴질랜드에서도 물가가 높은 도시예요. 하지만 이 퀸스타운 가든만큼은 돈을 전혀 쓰지 않아도 마음이 충만해지는 곳이에요. 그저 가족과 함께 걷고, 웃고, 바라보고, 이야기하는 시간만으로 충분하답니다.
저는 이번 여행을 통해 깨달았어요. 진짜 여행은 ‘어디를 가느냐’보다 ‘누구와 함께하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을요. 20년 전엔 부모님과 함께, 지금은 제 아이들과 함께, 언젠가 또 아이들이 자라서 그들의 아이들과 이곳을 다시 찾게 되겠죠. 그렇게 우리의 이야기가 이곳에서 또 한 페이지 이어질 거예요.
🌿 마무리 후기
퀸스타운 가든은 단순한 공원이 아니에요. 이곳은 ‘가족의 시간’을 담아내는 특별한 공간이에요. 봄에는 꽃이 피고, 여름엔 햇살이 반짝이고, 가을엔 단풍이 물들고, 겨울엔 설경이 아름다워요. 언제 가도 후회 없는 장소이고, 마음의 평화를 주는 곳이에요.
혹시 퀸스타운 여행을 계획하고 계신다면, 꼭 이 퀸스타운 가든을 일정에 넣어보세요. 비용도 들지 않고, 부담도 없고, 무엇보다 가족의 추억을 만들기에 완벽한 곳이에요. 아이들과 함께라면 웃음이, 부모님과 함께라면 평화가, 혼자라면 위로가 기다리고 있을 거예요.
20년의 세월이 흘러도 변하지 않은 이곳은 저에게 늘 ‘가장 아름다운 여행지’로 남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