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웰링턴에 있는 테파파 통가레와 박물관(Te Papa Tongarewa)을 직접 다녀왔습니다. 이곳은 뉴질랜드의 자연, 역사, 예술, 문화를 한자리에 모은 복합 박물관이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하루를 보냈는데, 단순한 전시관이 아니라 직접 보고, 만지고, 배우는 체험형 박물관이라는 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1️⃣ 테파파 박물관 입구 앞 지하 지진 전시관을 먼저 들렀습니다
테파파 박물관 입구 앞에는 지하로 내려가는 작은 전시관이 있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출입구 같았지만, 안으로 내려가 보니 지진에 안전한 건축 구조를 보여주는 특별한 전시관이었습니다.
뉴질랜드는 지진이 잦은 나라입니다. 이 전시관에서는 건물 하단에 설치된 베이스 아이솔레이터(Base Isolator)라는 장치를 직접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장치는 건물이 흔들려도 진동을 흡수해 안전을 유지하도록 설계되어 있었습니다.
전시장 안에는 모형과 영상이 함께 전시되어 있었고, 아이들과 함께 손으로 눌러보며 “이렇게 건물이 움직이는구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건축과 과학이 만난 기술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어 매우 흥미로웠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뉴질랜드 건축 기술의 수준을 체감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2️⃣ 1~2층에서 자연과 마오리 문화를 체험했습니다
1층에서는 뉴질랜드의 자연과 해양 생태를 중심으로 꾸며진 전시를 관람했습니다. 대형 오징어 모형과 다양한 바다 생물을 실물 크기로 재현해 두었고, 아이들은 눈을 반짝이며 가까이 다가갔습니다. 손으로 만지고, 화면을 눌러보며 화산 폭발과 지진의 원리를 배울 수 있는 체험형 장치도 있었습니다.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갈리폴리 전시(Gallipoli: The Scale of Our War)였습니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뉴질랜드 군인들의 이야기를 실물 크기의 인형으로 재현한 전시였는데, 표정 하나하나가 생생했습니다. 실제 사람처럼 세밀하게 표현되어 전쟁의 긴장감과 슬픔이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보며 “전쟁이 이렇게 힘든 거구나”라고 이야기했습니다.
2층에서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의 문화를 체험했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곳은 마모리 집(Wharenui)이었습니다. 붉은 목재 조각으로 만들어진 집 안에는 조상들의 얼굴과 상징이 새겨져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이건 누구예요?” 하고 묻길래, 조상들의 이야기가 담긴 집이라고 설명해 주었습니다.
그 옆에는 테라스 정원(Terrace Garden)이 있었습니다. 전시를 보고 난 후 잠시 바다를 바라보며 쉬었는데, 햇살이 따뜻했고 바람이 상쾌했습니다. 계단을 따라 내려가면 식당으로 이어져 있어 관람 동선도 편리했습니다.
3️⃣ 4~7층에서 예술과 체험을 즐겼습니다
4층부터 6층까지는 뉴질랜드 현대 예술과 특별 전시가 열리는 공간이었습니다. 그날은 현대 미술 전시가 진행 중이었는데, 색감과 조형물이 독특했습니다. 아이들은 “이건 무슨 그림이에요?” 하며 질문을 많이 했고, 저는 “이건 작가가 느낀 자연의 색을 표현한 거야”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순간, 아이들이 예술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배운 것 같았습니다.
한쪽에는 조용한 휴게 공간이 있어 잠시 쉬었습니다. 통창 너머로 웰링턴 바다가 보였고, 바람이 잔잔히 불어와 마음이 평화로웠습니다.
7층은 아이들을 위한 공간이었습니다. 디스커버리 센터(Discovery Centre)에서는 바다, 하늘, 숲을 주제로 다양한 체험 활동이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스크린을 터치하면 새가 날아가고, 버튼을 누르면 파도가 치는 등 인터랙티브 전시가 많았습니다.
주말에는 무료 키즈 워크숍이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아이들이 종이공예를 하고 그림을 그리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동안 저는 창가 카페에서 웰링턴 항구를 바라보며 커피를 마셨습니다. 7층은 아이들에게는 놀이터이자 배움의 공간이었고, 부모에게는 잠시 쉴 수 있는 공간이었습니다.
관람을 마치고 1층 식당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따뜻한 뉴질랜드식 미트 파이와 달콤한 컵케이크를 주문했습니다. 파이 속 고기가 촉촉했고, 컵케이크는 달지 않아 아이들이 좋아했습니다. 창가 자리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식사를 하니 하루 일정의 피로가 녹아내렸습니다.